정전이 드러내는 것

정전은 단순하다. 전류가 끊기고, 전자의 흐름이 멈춘 상태.
하지만 그 짧은 “흐름의 정지”는 회사 전체를 멈추게 한다.
서버가 죽고, 데이터가 끊기고, 업무가 멈춘다.
그리고 그제서야 드러난다.
우리가 얼마나 전기에 의존해 움직이고 있었는지.
흥미로운 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.
시스템이 멈춘 순간, 역할이 아니라 본능이 튀어나온다.
누군가는 저장을 떠올리고, 누군가는 책임을 생각하고, 누군가는 그냥 창밖을 본다.
몇 분 뒤 전기는 돌아온다.
모든 것은 정상처럼 복구된다.
하지만 그 사이, 아주 짧은 순간만큼은
우리는 효율이 아니라 ‘멈춤’을 경험했다.